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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화폐량에 대한 상대주의적 무관심

silverjoon 2020. 2. 4. 19:57

화폐의 존재를 그 상징적 특성으로 완전히 해체할 수 없는 이유는 그것이 교환의 요소로서 갖는 중요성과 관련이 있습니다. 돈의 교환기능은 추상적 관점에서 보면 단순한 상징화폐에 의해서 수행될 수 있지만 어떤 인간의 힘도 일어날 수 있는 남용을 확실히 막을 수는 없습니다. 모든 돈의 교환 기능과 측정 기능이 일정하게 제한된 돈의 양인 희소성에 근거함은 명백하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하면 상품과 돈이 개별량 및 총량 사이의 비율이 타당하다고 한다면 그 비율은 확실히 화폐량의 모든 임의적인 증가에도 불구하고 변화되지 않고 가격 형성에 대해 지니는 중요성을 그대로 보존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여기에서 화폐분수는 분모가 커지는 경우에만 바뀌는데 그때도 이에 비례해 분자가 커지기 때문에 그 값은 변화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돈의 양이 상당히 증가한다면 이에 비례하는 변화가 일어나지 않습니다. 오히려 현실에서 화폐 분수의 분모가 매우 커진다고 해도 분자는 모든 교환 관계가 새로운 토대에 적응할 때까지 일단 그대로 있게 됩니다. 그리하여 분자의 절대적 크기에 의해 결정되는 가격은 당분간 변화되지 않는 반면 상대적 가격인 화폐 분수의 값은 훨씬 작아집니다.

결과적으로 새로이 유통되는 화폐량의 소유자는 모든 상품 구매자들에 비해 아주 특권적인 위치를 점하게 됩니다. 그러나 불가피하게 그러한 위치에 대한 반동이 나타날 수밖에 없는데 이 반동은 교환 관계에 어마어마하게 큰 충격을 주게 됩니다. 그것도 특히 정부의 세입 자체가 평가절하된 돈으로 납부되는 순간부터 그러합니다. 화폐분수의 분자는 당연히 정부가 과도하게 보유하고 있는 화폐량의 대부분이 지출되어야 바로소 증가된 화폐공급량에 비례하여 커집니다. 그리되면 정부는 다시 자신이 필요로 하는 것들의 가격은 상승하고 보유한 화폐량은 감소한 처지에 있음을 발견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새로운 화폐발행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유혹을 대개 억제할 수 없으며 앞의 과정은 처음부터 다시 시작됩니다. 그런데 자의적인 지폐발행은 돈이 그 증가량이 제한되어 있는 실체에 확고히 연결되어 있지 않으면 곧바로 유혹으로 다가옵니다. 정반대의 현상에서 이것이 더욱더 결정적으로 입증이 됩니다. 16세기의 한 프랑스 정치가는 차후로는 은을 더이상 돈으로 사용하지 말고 철로 경화를 주조할 것을 제안했습니다. 그것도 아메리카로부터 은이 대량으로 유입됨으로써 이 금속의 희소성이 박탈되었다는 이유에서 그랬습니다. 그에 따르면 은과 달리 전적으로 국가의 화폐 주조에 의해서 가치를 획득하게 되는 금속을 이용한다면 화폐량의 제한에 대한 요구를 보다 잘 보장해준다는 것입니다. 이에 반해 모든 은의 소유자가 자동적으로 돈을 가진다면 돈의 양은 무제한적이 된다는 것입니다. 결국 이 독특한 제안은 귀금속이 그 자체로 적합한 돈의 재료가 아니라 그것이 화폐 주조를 필연적으로 제한하는 한에서만 돈의 재료로 이용될 수 있다는 사실을 그리고 바로 그런 연유로 귀금속이 이러한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한다면 그것은 양을 보다 효과적으로 제한할 수 있는 다른 어떤 금속재료로 대체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아주 명백하게 이해하고 있음을 예증하는 셈입니다. 그 제안은 또한 일반적으로 귀금속을 유통수단으로 선호하는 것은 오직 귀금속이 갖고 있는 일정한 기능적 특성들 때문이라는 사실을 그리고 만약 어떤 이유로 귀금속에 일단 그러하 특성들이 결여되면 그것은 이러한 측면에서 보다 적격인 통화수단으로 대체된다는 사실을 아주 명백하게 이해하고 있음을 예증하는 셈입니다. 1673년 제노바에서는 상태가 조악한 엄청나게 다양한 경화들이 유입되었기 때문에 거래 관계가 환어음에 기초해 있었다는 것은 일반적으로 인정되는 사실입니다.

오늘날 우리는 귀금속만이 그 가운데서도 금만이 돈에 필수적인 특성들 특히 그 양의 제한을 보증할 수 있으며 또한 지폐는 오직 법이나 경제 자체에 의해 확립된 금속 가치와 아주 확고하게 결합됨으로써만 자의적인 통화 증가에 의한 남용의 위험을 피할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예컨대 다음의 현상들에서는 그러한 합목적적 제한이 얼마나 효과적인가가 잘 드러나게 됩니다. 미국의 남북전쟁 기간에 서부의 주들에서는 지폐의 유통이 사실상 금지 되었습니다. 그린백이 법정 지불수단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금으로 받은 대부금을 그린백으로 갚으면 150퍼센트의 이윤을 얻을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감히 그렇게 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18세기 초 프랑스 정부가 심각한 재정 궁핍을 타개하기 위해 발행한 국채에서도 상황은 비슷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