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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인슈타인보다 먼저 원자를 알아낸 볼츠만

silverjoon 2020. 2. 12. 16:13

에피쿠로스의 깨달음이 과연 무엇이었으며 왜 놀라운 것인지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지금으로부터 약 100여년전의 흥미진진했던 과학적 발견의 순간으로 돌아가 볼필요가 있습니다. 1906년 9월5일에 루트비히 볼츠만이라는 젊고 명석한 독일 과학자가 스스로 목을 맬 수밖에 없었던 시절로 돌아가 보면 볼츠만은 오랫동안 우울증에 시달린 끝에 자살을 선택하고 말았다고 합니다. 그 주된 요인 중의 하나가 오늘날 우리들이 당연히 여기는 사실을 믿는다는 이유로 학계에서 따돌림을 당햇기 때문이었습니다. 바로 원자라는 개념을 과학적으로 증명하고자 노력했던 것이 100년 전에는 한 전도유망한 과학자를 자살로까지 몰고 간 이단적인 생각이었다는 사실입니다. 100년 전만 해도 과학자들은 물질이 무한히 작은 조각으로 나뉜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에 반해 볼츠만은 모든 것은 궁극적으로 기본 입자로 이뤄져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것은 19세기 중반 증기기관이 발명도 당시 산업혁명의 엔진 동력이 됐던 시대상황과 맞물려 있는 발견이었습니다. 저명한 미래학자 제리미 리프킨에 따르면 제 1차 산업혁명을 일으켜 노예와 농노의 해방을 이뤄낸 주된 원동력은 증기력의 발명이었습니다. 증기력이 노예나 농노보다 훨씬 싸고 더 효율적이었기 때문입니다. 그 결과 강력하고 효율적인 증기기관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과학자들은 고온고압에서 물과 증기의 행동을 예측하고 이해햐야 할 필요가 있었는데 바로 이 무렵에 볼치만과 과학자 동료들은 증기가 미세한 수백만 개의 원자로 만들어졌다고 생각한다면 강력한 방정식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알아냈습니다.

놀랍게도 이 방정식은 증기의 움직임을 높은 정확도로 예측할 수 있었습니다. 볼츠만과 동료들은 원자라는 개념이 단순히 수학적 편의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닌 실제로 존재하는 우주의 신비 중 하나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볼츠만은 물질의 근본이 원자라는 주장을 했다는 이유로 불경한 물질주의자로 비난받았음은 물론 신의 놀라운 창조물을 미세한 원자의 충돌로 폄하했다며 신성모독을 저지른 주제넘은 이단아 취급을 받았습니다. 오늘날에는 우리들은 모두 물질이 궁극적으로 원자라는 기본 입자로 이루어졌다는것을 호흡처럼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지만 100년 전에는 원자를 주장하는 것이 마치 지동설을 주장해 종교재판에 회부된 갈릴레오 같은 결과를 가져다 주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볼츠만 뿐이 아니라 지금의 물리학계의 거인으로도 잘 알려진 아인슈타인도 놀랄만한 천재였음에도 불구하고 일자리를 구할 수 없어 결국엔 스위스 베른의 특허 사무원으로 취직해 한가하기 그지없는 날들을 보냈던 이유에도 원자가 있었습니다. 볼츠만이 죽기 1년 전 아인슈타인도 원자의 존재를 반론의 여지없이 주장하는 논문을 출간했기 때문이었습니다. 26세의 아인슈타인이 주장한 원자는 그의 교수와 동료들을 언잖게 했고 아인슈타인 또한 볼츠만과 비슷한 처지가 되어 학계의 따돌림을 받은 것입니다. 하지만 새옹지마란 말처럼 아인슈타인은 원치 않는 직장을 생계 때문에 다녀야 했던 힘든 시기에 과학을 영원히 바꿀 논문을 써냈습니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제대로 이해는 못하지만 한번쯤은 들어봤을 상대성이론에 관한 논문을 써낸 것입니다.

본질적으로 빛의 성질을 밝혀낸 그의 논문은 몇 년 후에 아인슈타인에게 노벨상의 영광을 가져다 주었습니다. 아인슈타인은 물리학계는 물론 전 세계를 뒤흔든 록스타 같은 존재로 급부상했고 그 결과 아인슈타인이 모든 것을 바꾸어 놓는 시대의 막이 열렸습니다. 아인슈타인은 흠잡을 데 없는 수학으로 원자의 크기를 증명해냈는데 그것은 놀라울 정도로 작았습니다. 지름이 10의 10승분의 1m로 물 한잔에 지구의 모든 바닷물의 잔 수보다 많은 원자가 있었습니다. 20세기 초반에 와서야 아인슈타인은 한 전도유망한 과학자를 죽음으로까지 몰고 같 원자의 실체에 대한 논쟁을 이로서 영원히 종결시킬 수 있었습니다. 사실 해답은 항상 그 자리에 그대로 있었을 뿐이며 과학자들이 인정하던 인정하지 않던 간에 원자는 존재하는 것이었습니다. 앞으로 더 자세히 살펴보겠지만 우리의 몸과 지구를 이루고 있는 모든 원자들은 거대한 별의 폭발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우리 모두는 별의 머나먼 후손들이며 이미 몇 번씩 죽어 사라진 것들의 집합이라는 소리입니다. 원자의 발견이 과학적으로 인정을 받으면서 판도라의 상자는 열렸습니다. 과학계를 양자역학의 탄생고 평행우주이론 그리고 초끈 이론으로부터 M이론의 세계로까지 데려가 이상한 세계의 베일을 한 꺼풀씩 벗겨낸 신비한 시대의 서막은 원자의 발견을 계기로 시작된 셈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