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적 의식에서는 특정한 역치를 갖고 있게 되는데 이러한 사실을 염두에 두면 사람들이 어떠한 측면에서 한번에 거액을 지출하기보다 왜 눈에 띄지 않는 소액을 지출하려는가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미 푸펜도르프가 군주에게 단 하나의 대상에 높은 세금을 매기기보다 여러 대상에 낮은 세금을 매길 것을 제안했을 때 그가 제시한 근거는 백성들이 돈과 떨어지기가 매우 어렵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는 이 근거의 핵심을 짚어내지 못했습니다. 왜냐하면 백성들은 전자의 형식이든 후자의 형식이든 어차피 돈을 내줘야 했기 때문입니다. 다만 후자의 경우 과세 대상에 따라 개별적으로 이루어지는 돈의 지출이 경제적 의식의 역치 이하에 머무르게 되며 따라서 개별적인 지출액은 경제적 계산, 감각 및 반응의 범주로 상승하지 못한다는 차이점이 있을 뿐이었습니다. 이는 마치 압력 의식의 역치 이하에 있는 두가지 중량을 차례차례 손바닥 위에 올려놓으면 아무것도 느낄 수 없지만 동시에 올려놓으면 즉시 느낄 수 있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물론 이것은 우리의 단순하면서도 복잡한 감각 작용에 대한 소극적 저항이라고 해석할 수 있는데 이때 저항이 극복이 되어야만 비로서 자극이 의식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저항은 보다 적극적인 것일 수도 있습니다. 다시 말하자면 우리의 신체적, 심리적인 기관들은 언제나 일정한 방향과 강도를 갖고 활동하는 상태에 있으며 따라서 새로운 자극의 효과는 그 자극에 의해 유발된 내적활동이 이전의 활동과 같은 관계에 달려 있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새로운 내적 활동은 이전의 활동과 동일한 방향일수 있는데 이때 그 효과는 자유롭게 확대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역행할 수도있는데 이때는 그 효과가 전체적으로 또는 부분적으로 상쇄되기 때문에 감각기관은 적극적인 저항을 극복한 후에라야 비로소 자신의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습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우리는 차이 감각이라고 하는 또다른 사실에 직면하게 되는데 이는 구체적으로 우리의 감각은 절대적인 양이 아니라 상대적인 양만을 측정할 수 있다는 사실을 가리킵니다. 다시 말해서 우리는 하나의 감각과 다른 감각의 차이에 의해서만 그 각각의 크기를 결정하게 됩니다. 차이 감각에 대한 이러한 경험은 그 경험의 특수한 양태들은 여기에서 무시할 수 있으며 또한 그 경험은 우리에게 그 경험을 비판하는 사람들이 인정하는 것만큼만 타당성을 보이면 됩니다. 왜냐하면 1의 크기를 갖는 촉각 신경의 운동이 3분의 1만큼 증가했다면 이는 2의 크기를 갖는 촉각 신경의 운동이 3분의 2만큼 증가한 것과 동일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주어진 감각 상태의 상대적으로 동일한 차이가 동일한 반응을 수반하게 되며 이로 인해 객관적으로 동일한 자극들이 매우 상이한 주관적 결과들을 가져옵니다. 새로운 자극의 감각이 기존의 감각 상태와 다르면 다를수록 우리는 더욱더 강하게 그리고 더욱더 명확하게 그 자극을 의식하게 됩니다. 이러한 사실은 앞에서 언급한 사실이었던 자극은 일단 우리의 신체적,심리적 기관들에서 자신과 상반되는 방향을 극복해야만 비로소 우리에게 의식될 수 있다는 사실과 모순됩니다. 왜냐하면 차이 감각에 따르면 자극은 이전 상태와 다르면 다를수록 더욱더 쉽게 지각할 수 있는 반면 또 다른 원리에 따르면 일정한 한계까지는 자극은 기존의 내적인 운동 방향과 다르면 다를수록 더욱더 지각하기가 어려워지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모순은 자극이 변함없을 때 감각이 그 정점에 도달하려면 아무리 짧더라도 일정한 시간을 필요로 한다는 사실에 의해 설명될 수 있습니다.
이때 전자의 계열에 속하는 현상들은 피로라는 사실에 즉 신경은 첫번째 자극으로 인해 피로해졌기 때문에 동일한 두번째 종류의 자극에 동일한 에너지로 반응하지 않는 사실에 그 원인이 있습니다. 이에 반해 후자의 계열에 속하는 현상들은 다음과 같은 사실, 즉 자극의 반응에 즉각적으로 피로가 수반되는 것이 결코 아니라 자극이 변함없으면 이 반응은 거의 자동적으로 축적된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이에 대한 근거는 아마도 이미 언급한 사실인 지각 기관들의 저항이 극복되어야만 비로소 자극이 정점에 도달할 수 있다는 사실에서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이 자극은 뒤따르는 피로때문에 그 정점으로부터 다시 하락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러한 이중적인 효과는 복잡한 현상들에서도 매우 명확하게 나타납니다. 예컨대 아주 불향한 개인의 삶에서 기쁜 일이 일어나면 그는 이 일에 격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아직 사용되지 않은 행복의 에너지가 발산되는 것을 느끼며 이제 그의 삶은 어두운 과거와 아주 뚜렷하게 대비됩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기쁨도 일정한 익숙함을 필요로 하며 기쁨과 지속적으로 상반되는 관계에 있는 경험에 영혼이 이미 적응되어 있을 때는 행복에의 자극이 제대로 수용될 수 없음을 우리는 이미 잘 알고 있습니다.